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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학 정책에 대해 챗GPT는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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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3.04.06 11:08:32 ( 수정 : 2024.03.20 10:53:33 )
조회수
474
등록자
관리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이라 선언한(2020년 3월 12일) 지 3년 만에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됐다.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6억7800만 명에, 사망자는 680여만 명이다(치명률 1.01%). 우리나라 확진자는 3070여만 명에, 사망자는 3만4000여 명이다(치명률 0.11%). 싱가포르·아이슬란드 등과 나란히 한국은 치명률이 가장 낮은 국가다.

다시 올 팬데믹에 대비하려면 사태 분석과 대비가 중요하다. 과학기술계에선 기존의 10년 개발 기간을 10개월로 앞당긴 최초의 mRNA 백신 개발로 유전자 기술이 크게 부각됐다. 그 가운데 현존하는 20종 독감 바이러스에 모두 듣는 백신의 동물실험에 성공했다는 논문이 나왔다(2022년 11월 25일 사이언스지). 코로나 mRNA 기술로 펜실베이니아 대학 페렐만 의대의 미생물학 헨슬리 교수팀과 면역학 드루 와이즈먼 교수팀이 협업한 결과다. 임상시험을 거쳐 2년 뒤쯤 출시될 것이라니, 조류독감 팬데믹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mRNA 백신은 융합연구 결실
20종 독감 백신 동물실험 성공
의사과학자·의과학자 양성 위한
생태계 인프라 구축 서둘러야

1800년 전후 근대적 의미의 ‘생물학’ 용어가 출현한 이후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 1866년 멘델의 유전법칙 논문이 발표된다. 19세기 중반까지 생물학 연구의 본산은 의과대학이었다. 파리와 에든버러를 중심으로 의화학에서 생화학으로 확장되고, 1920년대는 생명현상의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분자들의 물성과 구조를 다루는 분자생물학이 출현한다. 수도원에서의 멘델의 죽음과 함께 묻혀버린 유전의 수수께끼는 1900년에 재발견되고, 1944년 DNA가 유전물질임이 확인된다. DNA의 단백질 합성 유전정보를 세포질에 전달하는 메신저가 mRNA다.

20세기 중반 생명과학은 양자역학의 영향으로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44년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What is Life)』로부터 영감을 받은 생명과학은 ‘유전자의 구조가 어떤 방식으로 단백질의 구조로 변환되는가’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더 세분화된다. 1953년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왓슨과 크릭 등이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20세기 후반 생물학은 DNA를 절단하는 제한효소의 발견, 유전자 재조합, DNA 염기서열 결정 방법 등으로 노벨상의 황금어장이 된다.

2020년 mRNA 백신 개발에는 미국 정부의 초고속작전 등이 큰 몫을 했다. 그러나 인공 RNA 기초연구 30여년, 지질나노입자(LNP) 기술 개발 20여년, 대학의 벤처기업 모더나의 혁신 10년이 없었더라면 가능하지 않았다. 그 값진 결실은 의과학자들의 인고의 세월이 빚어낸 생명과학·나노기술·의학의 융합이자 기초연구와 기업의 상용화가 연결된 산학연관의 합작이었다.

mRNA 백신의 허가는 이상(異常) 면역반응 부작용과 mRNA 전달 비효율의 해결로 물꼬를 텄다. 2005년 펜실베이니아대의 카탈린 카리코 박사(RNA 연구)와 드루 와이즈먼은 mRNA 분자의 염기를 변형시켜 이상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인공 mRNA를 합성하고 2012년 특허를 출원한다. mRNA가 체내 효소에 의한 분해로 전달효율이 낮아지는 문제는 MIT 화학공학 석좌교수 로버트 랭거 교수팀이 LNP 기술로 해결한다. 

 

2010년 설립된 모더나는 하버드대 의대 데릭 로시(분자생물학 박사) 발생생물학 조교수가 인공 mRNA를 이용한 단백질 합성 논문을 발표한 후 MIT 랭거 교수, 하버드대 의대 티모시 스프링거(분자생물학·생화학 박사) 교수와 함께 창업하고 하버드대 MBA 출신 스테판 반셀 CEO를 영입해 mRNA 기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생명과학사를 살피면 우리의 의과학·의공학 교육과 연구개발 생태계가 ‘이대로 좋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세계 의료시장 규모는 1조5570억 달러이고, 2027년에는 1조9170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생명과학기술의 기초와 응용, 융합연구를 담당할 의사 과학자(MD. PhD.)와 의과학자(PhD.)의 역할이 없다면 인류사회를 구할 수 있는 혁신적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요즈음 챗GPT가 화제라서 대화를 나눠봤다. 영어로는 되는데 한글로는 의과학을 인식하지 못하는지 깜빡거리기만 했다. 정책 기조, 생태계 인프라, 인력 양성의 불균형 해소 등에 대해 물었다. 답변은 교과서 같고 혁신성은 없었으나 보탤 것도 없었다. 챗GPT의 답변 요지는 이렇다.

“의과학·의공학 인력 양성의 실태와 인프라, 가용자원, 규제 등을 분석해 장단기 발전계획과 추진전략을 수립한다. 제도적 인센티브가 중요하므로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해 연구비·장학금·연구개발 인프라를 제공한다. 다양한 전공분야의 인력을 모아 학제적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상용화까지 포함한다. 연구개발, 의료장비와 기술의 성능·안전기준·생산·시험·마케팅 관련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중소기업도 참여하는 산학협력을 강화한다. 국제회의와 교환 프로그램 등 국제협력으로 생태계를 보강한다.” 이대로 된다면 K바이오 비전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김명자 한국과총 명예회장·전 환경부장관 

 

출처: 중앙일보(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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